울분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가 그려낸 격정적인 청춘의 시절과 통제할 수 없는 젊음의 이야기. 한 개인의 역사를 비극으로 몰고 가는, 숨막히는 사회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첫 소설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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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후
울분
필립 로스 장편소설
정영목 옮김
고전을 제외하고는 해외소설을 읽은지가 매우 오래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국가를 막론하고 편식없이 책을 읽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문장이 완만하고 잘 읽히는 한국소설들에 손이 더 많이갔고, 고전으로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판된 책 중에 가장 번역이 잘되어 있는 책을 골라서 읽고는 했다.
그리고 우연찮게 울분을 추천받았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잘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앞에 두고 긴장되기도 했고, 낯설기도 했다. 우려와 달리 책은 너무 편안하게 잘 읽혔다.
그렇다고 내용이 편안한 편은 아니었다. 책의 초반부에 주인공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혼란스러워진다.
'그래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이지? 이게 왜 이렇게 벌써?' 하고 의문이 생기면서 계속 읽게 된다.
그리고 책을 덮을 때는 '아, 맞아. 인생이 그런거야.' 하고 짧게 생각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와 무게와 내용의 책이다. 인생에 대해 고민해보고 인생의 끝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되는 책.
마커스의 삶의 사건사고의 단편을 깊고 심도있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커스 삶 전반을 보여준다.
각 사건은 별로 무겁지 않다. 다소 가볍고 다소 광범위하다.
'이런 사건들이 다 무슨 관계가 있어?' 하고 의문이 든다.
그 의문이 기본적으로 우리 삶을 만드는 바탕이 된다는 것을 울분을 통해 깨달았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 현재 내가 만나는 사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들은 앞서 살아왔을 때
'이런 일들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겠어?' 하는 것들이 하나 둘 모여서 만들어 진 것이다.
인생이란 어떤 큰 사건과 깊은 고뇌의 순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의 작은 사건과 얕은 고뇌들의 순간이 모여서 형태를 갖추어 가는 것 같다.
그러한 인생에 대해서 고민해보기에 적합한 책이다.
좋다. 울분의 무게감이 좋아서 나는 필립 로스의 책을 한 권 더 빌려왔다.
얼른 읽어봐야지.
*나는 왜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선호할까?
해피엔딩의 이야기도 좋고, 내 인생도 늘 해피했으면 좋겠지만, 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기도 하니까 나는 늘 대비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읽었던 것 같다.
주인공들의 삶이 주인공의 뜻과 마음대로 흐르지 않았을 때,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대비하고 싶었던 것이다.
늘 행복한 생활을 한다고 평생 행복하기만 한 것이 인생은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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