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친절
인간의 선함에 대해 영감을 주고 몰두하게 만드는 새로운 관점이 담긴 책_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지금 다시 계몽》 저자이기적인 인간은 어떻게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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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후기:
타인의 친절
마이클 맥컬러프 지음/엄성수 옮김
타인의 해석-말콤 글래드웰 저/김경일 감수/유강은 옮김
총 균 쇠,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유명 서적들을 아직 정주행 하지 못했다. 늘 초반 50페이지를 넘기지 못해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책들이다. 타인의 해석도 '그런 류'의 책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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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콤 글래드웰의 타인의 해석과 같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기대감에 책을 펼쳤다.
그리고 저자 소개에서 진화와 인간 행동과 관련한 심리학 전공자라고 하여 더욱 더 기대했다.
그런데 초반 5장까지는 진화에 대한 이야기로 내 혼을 쏙 빼놓았다. 전에 읽었던 에이지리스도 진화와 관련한 서적이지만 에이지리스 보다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했다. 아니, 그래서 인간이 유전적으로 어떻게 진화했길래 친절하냐고요....?
이 책이 나에게 어렵게 다가왔던 이유는 내가 제목과 저자에 대한 높은 기대가 있었던 것과 저자가 친절과 관련하여 진화부터 시작해서 철학 사회복지,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인간의 친절에 대해 설명하기는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주제일 수 있다.
진화론적, 철학적, 정치적, 경제적 이유 등을 바탕으로 우리는 친절을 베풀던 혈연관계과 소집단을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친절을 베푸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나는 이 모든 설명을 다 읽었음에도 인간의 친절에 대한 이해는 어려웠고, 그래서 저자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떠올랐다.
그리고 14장을 읽고 책을 덮었을 때 앞선 저자가 설명한 타인의 친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찜찜함만 남았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 책을 다 읽었을까? 하는 의문과 내 마음 속에서 피어나려고 했던 친절은 사그라들고 뭔지 모를 분노와 역겨움 같은 것이 스믈스믈 올라왔다.
내가 다소 불편했던 책의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P452. 보다 자유로운 무역이 사람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증거가 속출하는 가운데, 코펜하겐 콘센서스 회의에 참석한 경제학자들은 인위적인 무역 장벽을 제거하고 교통 인프라에 투자하면 수조 달러의 부가 창출될 것이며, 그중 절반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에 쓸 수 있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P455. 그렇다면 왜 자유 무역을 지지해야 하는가? 국가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개인의 삶도 더 윤택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우리가 낯선 이들의 행복에 관심을 가지려면 적절한 이유가 필요하다. P456. 국가들은 하나하나 다 선진국들의 꾸준한 관심과 맞춤형 지원을 필요로 한다. |
가난한 국가, 그들의 행복, 선진국들의 꾸준한 관심과 맞춤형 지원 등의 이야기는 마치 선진국이 선을 베풀어야만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고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자유 무역을 해야 한다고 권한다.
저자는 자유 무역은 각 국가의 상호 의존성을 높이기 때문에 결국 인간이 서로에게 더 친절해질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의 역사에서 각 나라의 동등한 상호 의존관계가 있었는지, 상호 의존관계가 깨어졌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났는지를 간과하고 자유 무역을 이야기하고, 가난한 나라를 구제해줘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불쾌했다.
자유 무역으로 인해 서로의 의존성을 높여서 인간이 서로에게 더 친절해져야하는 것이라면 나는 안친절해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연민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사실 연민이라는 단어가 친절과 가까운 단어인지 의문이다.
친절과 가까운 단어는 공감과 이해정도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정치적 이유나 정책적 이유 혹은 누군가가 이득보기 위한 친절은 친절이라 칭하면 안된다.
친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여 누군가의 생명과 삶, 행복의 권리를 휘두르려 하기 때문에 그건 악이다.
책 제목을 타인의 친절이 아니라 강대국의 친절 혹은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줄 수 있는 친절로 바꾸면 내가 이렇게 불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중간에 역사적인 사실과 철학적인 면에 대해서는 흥미롭게 봤다.
그리고 강대국의 입장에서 가난과 친절 그리고 다른 국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짜 쪼오금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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