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도 아니고 크리스퍼는 뭐며, 유전자 편집이라는 주제는 SF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너무난 먼 내용이었다.
최근 병원 건강검진을 통해서 발생할 수 있는 유전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지만 그것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내가 관리만 잘 하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는거지 뭐.' 했다.
사실 너무나 먼 내용이라고 생각한 것은 SF를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와 유전자는 별 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 스스로 나의 몸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에는 수 많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더 나아가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나 역시 언제 어떤 질병을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크리스퍼, 프라임 편집 등을 통해서 우리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에 도달했고 그런 시도들이 지속되고 있다.
인간은 인간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발견들이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유전자와 관련한 과학은 급격한 발달과 성취를 이루었고, 이를 인간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도달한 것 같다.
유전자변형식품, 유전자변형동물 등 인간은 끊임없이 인간이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았고, 결국에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갇혀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깨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과학자들도 있고 말이다.
우리가 지구에서 끊임없이 잘 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지만 동물, 식물들과 함께 지구를 이루는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똑똑해졌을 뿐이지, 신은 아니다.
유전자 편집으로 우리는 어떠한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것이지, 우리가 원하는대로 지구를 조정하고 살 수 있는 권력을 얻은 건은 아니다.
600p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이 지닌 모든 유전자를 통틀어 아무 대가 없이 편히 활용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과학은 무궁무진하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과학을 정치적인 문제와 힘의 문제로 가져가게 된다면 인간은 큰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영화 옥자를 보고 옥자가 절대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랐고, 옥자의 친구들이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내 간절함이 계속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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