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실수는 실패라는 공식 속에서 살았던 것 같다.
특히 학교 시험 성적은 나의 실패를 여실히 드러내는 아주 좋은 공격무기였고, 학교에서 학생을 평가하는 잣대였다.
나는 학생 수가 적은 학교를 다녔고, 우리 학교는 한 명의 서울대 입학을 위하여 다수의 지방대 입학 예정생들에게 시선을 두지 않는 환경이었다. 나는 다수의 지방대 입학 예정생으로 스스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했으며, 입시조차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시험 성적에 좌절하지 않고 학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성적이 나를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 나의 부모님들이 나를 이렇게 좌절하지 않도록 키워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실패하고 싶지 않는 인간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잘 해야지.' 하는 작은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어갔다.
그리고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다. 나는 수 많은 낙방을 했고 그 때마다 '나는 안돼, 공부할 머리가 아닌가봐, 나는 공부를 못해, 나는 돌머리야.' 하는 등의 생각을 했고, 입으로 수 없이 내뱉었다.
정말 나는 그런 줄 알고 살았다. 하지만 나는 다른사람과 유사한 뇌 회로들과 학습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책에 나온대로 완전히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매일 연습하고 매일 밤을 활용한다면 자격증 시험에 떡 하니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생활해오면서 얼마나 주의집중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했고, 실수를 얼마나 했는지 그런 과정을 매일 매일 꾸준히 했는지 돌아보니 사실 몇 번 없는 것 같았다.
"질문 있는 사람?" 하면 늘 부끄러워 했고, 나이가 들어서도 궁금한 점이 있어도 쉽게 질문하지 않았다.
궁금증을 해소하지 않거나 스스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애썼다.
질문 자체도 실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언가를 모르고 있다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 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모를 수 있다.
그러니 내가 궁금한 것에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고, 질문을 하는 것에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내가 시도하지 못했던 것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내가 처음에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꾸준히 하다 보면 분명 특출나지는 않더라도, 못하지는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신을 한지 얼마되지 않은 내 친구에게도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졌다.
영유아의 발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떻게 양육하면 좋을지에 대한 내용이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으로서 실수 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부모가 될 혹은 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실수는 실패라는 공식에 있었던 나 같은 어른들은 '실수를 해도 괜찮다, 더 배울 수 있는 기회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 할 수도 있다. 그렇게 계속 실수하고 실패를 하게 될까봐 무섭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찮다. 실수는 노력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이며, 배워가는 과정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나에게도 해줄 수 있고, 자라나는 아이에게도 해줄 수 있는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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