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창문-편혜영 외
나는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못해도 2~3권의 책은 꼭 읽어보고자 노력한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2~3년 전부터는 편혜영 작가의 글에 매우 빠져서 서점에 가서 편혜영 작가의 글이 보이면 구매해서 읽곤 했다.
호텔 창문은 2019년 11월 출간이었는데, 내가 갔던 서점에는 신간인 것처럼 자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편혜영 작가의 이름만 보고 당연히 신간이겠거니 하고 구매했다. 리뷰를 쓰려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지금 알았다. 그 책이 2019년 수상작과 후보작이었다는 것을. 참 꼼꼼하지는 못하다.
여하튼, 좋아하는 작가들을 엮어 놓은 책이 재미없을리가 없다.
'보내는 이'를 읽으며 위태로운 관계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놀라웠으며,
'여자아이는 자라서'를 읽으며 나 역시 주인공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그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은 나의 현재를 돌아보게 만들었으며, 다른 것을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의 마음에 위로를 주었다.
'자정 무렵'은 편견과 고정관념이 없이 살고자 하는 나의 행동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사실 배려 없는 행동이지 않았을까? 하는 돌아봄을 주었다.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는 읽으면서 실소했다. 어쩌면 내 인생도 누군가의 상황에 떠밀려서, 누군가를 쫓으며 살아가지 않았는지. 사실은 그랬던 것 같아서 찔리기도 했다.
'기괴의 탄생'은 내가 한 때는 좋아했던 교수님이 떠올랐고, 교수님의 사랑도 떠올랐다. 주인공처럼 비밀이지만 만날 일이 없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마음이 한결 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주인공은 교수님을 따라갔을까? 다시 만났을까?
'호텔 창문'은 역시 짙은 색을 가졌다. 편혜영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으면 그 상황에 내가 놓인 것 같은 착각을 받는다. 그래서 가끔 기분이 매우 짙고, 어둡고, 우울해진다. 사실 아무런 상황에 죄책감을 기본적인 감정으로 느끼는 나에게는 어쩌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내가 담배를 던지고 싶었고, 담배를 던졌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를 위해서겠지.
이 책을 읽을 때만해도 읽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책을 읽었다.
그래서 내가 리뷰를 쓸 것이 있을까? 생각했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도 나는 끊임없이 느끼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고, 리뷰를 써서 다행이다 생각이 든다.